2020년 1월 7일이다. 2019년이라고 하는게 지난 일년간 익숙해지니 2020년이 된 지금도 2019년이라고 잘못쓴다. 방금도 날짜를 고쳤다. 2019년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2019라는 숫자가 습관처럼될만큼 긴 시간이었나보다...

투둑..투둑...

비가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밖은 쏴-아 하는 소리가 들린지 오래다. 오늘 참 비가 많이도 온다. 낮부터 밤까지 비가 계속 온다. 비가 많이 오면 집이 습해지고, 추워지고, 피해를 입으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 부디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없으면 좋겠다... 

 

나는 이 방으로 2019년 12월 19일 목요일에 이사를 왔다. 내가 방을 구하러 돌아다니고 또 돌아다니다 본 방이다. 방을 보러왔을 때, 전 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그래서 전 세입자의짐과 가구가 있었다. 방을 볼 땐 가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는데 이사온 날 전 세입자의 모든 짐이 나가고 나서야 가구에 가려져있던 벽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벽에 이런 얼룩이 있었다.

"헉.... 이게 무슨 얼룩이야 뭐길래 이렇게 크냐..."

대체 이 얼룩이 무슨 얼룩인지 모르겠었다. 대체 무슨 얼룩이길래 이럴까 궁금했다. 방을 볼 때 가구에 가려져 벽을 볼 수 없었는데 보니 벽에 큰 얼룩이 있다고 말하니 집주인은 나보고 벽지를 해서 쓰라고 화를 낸다. 너무 어이가 없다.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게 어이가 없다. 계약 때 고칠게 생기면 말하라더니... 이것도 상당히 어이가 없다. 세입자가 이사를 와서 살아봐야 집의 문제를 아는 거 아닌가? 그리고 집이 오래돼서 집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말을 했더니 다짜고짜 화를 낸다.
사람말을 듣지도 않고 화만내니 나도 갑갑해졌다.  

 

"제가 사장님 손녀도, 조카도, 친분있는 사람도 아니고 세입자인데, 세입자가 이사를 와서 집에 문제가 있으면 주인에게 말을 하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계약 때 집 문제에대해 말하면 고쳐주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집의 문제에 대해 얘길했다고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

 

등의 말을 했다.
그러니 이제 여긴 네(글쓴이) 집이니까 뭐든 내가 다 고쳐쓰라고 한다. 집에 있는 옵션이 다 매우오래되었고 부식되기도 하고 그렇다. 내가 다 고쳐쓰라고 화를 내니까

"저의 잘못과는 상관없이 물건이 오래돼서 고장나거나, 이미 잘못되어있다면 그건 어떡합니까?" 하니

"보일러가 고장 난 것만 내가(집주인) 해주고 나머진 다 자네가 하는거야!" 이런다. 
음.... 그래서 집주인의 수리범위에 대해서 많이 찾아봤다. 여러말이 있긴했지만 보통 집에 원래 있던 것들은 주인이 수리를 해주는 게 맞는 것이라고 하는 글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가족과 전에 살던 전세집에서도 집에 원래있던 것이 문제가 생겼을 때, 주인이 수리를 해줬다. (이것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집주인이 했던 말 중에 이런 말도 있었다. "돈을 벌 궁리만 할 것이지 뭐가 그렇게 말이 많아!!!" 이런다. 대체 왜 내가 이 사람에게 이런 말과 말투의 소리를 들어야하는지 의문이다. 보통의 사람들은타인의 감정에 대해 생각을 하며 말을 꺼낸다. 사람이니까.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걸 아니까... 근데 내가 어떻게 말을 하건 이런 반응을 보이시니 타인의 감정을 생각하고 말을 꺼낸게 아깝다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이다. 아주 어이가 없고 당황스럽다. 살다살다 별 재미있는 분을 다본다. 그리고 내가 나이가 손녀 뻘이라는 이유로 반말을 서슴없이 하시고 소리를 지르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이가 많다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함부로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건 아니라고. 그 분과 사이가 편해지고 나이 어리신 분이 말을 편하게 하는 걸 허락할 때야 말을 놓을 수 있는 거라고...   

나중에 나에게 왜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지 물었다. 많이 억울하고 화가 났다.(아직도 집주인 생각하면 속이 안좋다.)

그러니 이런 말을 한다. 본인과 본인의 가족이 옛날부터 선행을 한 일, 주변사람들이 본인과 본인가족을 향햐 한 좋은 평가에 대한 얘기 등을 쭈욱 늘어놓으시더니

"내가 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들어 다 싫어.... 모든 게 싫어... 사람도 싫고, 뭣도 싫고 그래... 난 아픈 사람이야... 안 아픈데가 없어.....  그래서 그래" 

뭐 이런 말을 하신다.
여튼 뭐.. 이 집주인은 이런 분이다... 다시 생각을 해도 의문이 드는 분이다.

 

오늘 비가 와서 얼룩의 비밀(?)에 대해 알게되었다. 얼룩의 비밀은 바로 '비'때문이었다. 비가 벽에 스미면서 벽이 젖음으로 생긴 얼룩이었다.
시간이 갈 수록 벽에 스미는 비의 정도가 심해진다.

물이 스며들지 않은 벽이다.

위에서부터 물이 점점 스며든다.

시간이 지나자 물이 점점 더 크게 스며들었다.

여름에 장마 때는 물이 더 많이 스며들텐데... 아주 기대가 된다.... 제발 벽 밑 바닥까지 물이 안차길 바란다. 인터넷선이 고정되어 있어서 물이 샐 경우 선을 어떻게 하기도 애매하다. 결국 인터넷이 안되는 불상사가 생길까 염려된다.

집에 문제가 참 많다. 돈을 벌어서 이사를 빨리 가야겠다. 나의 2020년 목표 중 하나는 '이사가기'이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하고 만다.

자취를 하시는 분들 중 , 전세를 사시는 분들 중 저처럼 난처하고 어이없는 상황을 겪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힘냅시다.... 우리 꼭 돈 벌어서 이사갑시다!  

비가 얼른 그치길 바라며 벽에 스며든 물이 얼른 마르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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